크립토 마켓메이커의 역할과 차익거래와의 관계
2026. 10. 25.

코인을 사고팔 때 호가창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이 걸려 있습니다. 새로 상장된 코인인데도 호가가 촘촘하게 차 있는 것을 보면 "이 많은 주문을 누가 넣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 답의 상당 부분이 바로 마켓메이커입니다.
마켓메이커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참여자입니다. 이들은 사고 싶은 사람에게는 팔고, 팔고 싶은 사람에게는 사 주면서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 즉 스프레드에서 수익을 얻습니다. 동시에 여러 거래소에 호가를 내기 때문에 거래소 간 가격을 맞추는 차익거래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켓메이커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위험을 지는지, 그리고 차익거래 참여자와는 어떤 관계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마켓메이커란 누구인가
마켓메이커는 특정 자산에 대해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를 동시에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참여자입니다. 전통 금융에서는 증권사나 전문 트레이딩 회사가 이 역할을 맡아 왔고,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전문 트레이딩 회사, 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유동성 공급자, 그리고 자동화 봇을 운영하는 개인·팀까지 다양한 주체가 참여합니다.
이들이 없다면 거래를 원하는 사람은 정확히 반대 방향의 거래를 원하는 다른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마켓메이커는 이 기다림을 대신 떠안아 주고, 그 대가로 작은 스프레드를 얻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할 때 바로 사고팔 수 있다는 편의를 얻는 셈입니다.
마켓메이커는 어떻게 수익을 낼까
마켓메이커의 기본 수익원은 스프레드입니다.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를 동시에 걸어 두고, 양쪽이 모두 체결되면 그 차이만큼 이익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코인의 시장 가격이 1,000원 근처일 때 마켓메이커가 999원에 매수 호가를, 1,001원에 매도 호가를 걸어 두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누군가 시장가로 팔아 999원 매수 주문이 체결되고, 잠시 뒤 다른 누군가 시장가로 사서 1,001원 매도 주문이 체결되면 1개당 2원의 차익이 생깁니다. 이 작은 차익을 하루에 수많은 번 반복하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이 밖에도 거래소가 유동성 공급자에게 수수료를 할인해 주거나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고, 프로젝트 측과 계약을 맺고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대가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조건은 거래소와 계약마다 다르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켓메이커가 지는 위험
스프레드 수익이 꾸준해 보이지만 마켓메이커는 상당한 위험을 떠안습니다.
- 재고 위험: 한쪽 주문만 계속 체결되면 코인이나 현금이 한쪽으로 쌓입니다. 가격이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쌓인 재고에서 손실이 납니다.
- 역선택 위험: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참여자가 마켓메이커의 낡은 호가를 먼저 체결시키면 마켓메이커는 불리한 가격에 거래하게 됩니다.
- 급변동 위험: 뉴스나 대량 주문으로 가격이 순식간에 움직이면 호가를 수정하기 전에 손실이 확정될 수 있습니다.
- 거래소 위험: 여러 거래소에 자산을 나눠 맡기므로 특정 거래소의 장애나 출금 중단에 노출됩니다.
그래서 마켓메이커는 변동성이 커지면 스프레드를 넓히거나 호가 수량을 줄여 위험을 관리합니다. 시장이 불안할 때 호가창이 갑자기 얇아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마켓메이커와 차익거래는 어떻게 연결되나
마켓메이커와 차익거래 참여자는 서로 다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겹칩니다. 여러 거래소에서 동시에 호가를 운영하는 마켓메이커는 자연스럽게 거래소 간 가격 차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고 조정 수단으로서의 차익거래
A 거래소에서 매수 주문이 계속 체결되어 코인이 쌓였다면, 마켓메이커는 B 거래소에서 그만큼을 팔아 위험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결과적으로 A의 싼 가격과 B의 비싼 가격을 좁히는 차익거래와 같은 효과를 냅니다.
기준 가격을 따라가는 호가
대부분의 마켓메이커는 유동성이 가장 큰 거래소의 가격을 기준으로 다른 거래소의 호가를 조정합니다. 기준 가격이 움직이면 다른 거래소의 호가도 따라 움직이므로, 거래소 간 가격이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개인 차익거래자와의 경쟁
마켓메이커가 활발한 코인에서는 거래소 간 가격 차이가 생기자마자 빠르게 사라집니다. 개인이 화면에서 차이를 보고 움직일 때는 이미 마켓메이커가 상당 부분을 정리한 뒤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마켓메이커가 관심을 덜 두는 코인이나 시간대에는 차이가 더 오래 남아 있습니다.
마켓메이커 활동 정도에 따른 시장 비교
| 구분 | 마켓메이커 활발한 시장 | 마켓메이커 약한 시장 |
|---|---|---|
| 호가 스프레드 | 좁음 | 넓음 |
| 호가 깊이 | 두꺼운 편 | 얇은 편 |
| 거래소 간 가격 차이 | 작고 빠르게 수렴 | 크고 오래 유지되기도 함 |
| 대량 주문 시 슬리피지 | 작음 | 큼 |
| 개인 차익거래 관점 | 기회가 짧고 경쟁 치열 | 기회는 보이지만 실행 위험 큼 |
투자자가 알아 두면 좋은 점
마켓메이커의 존재를 이해하면 호가창을 읽는 눈이 달라집니다. 호가가 두껍게 쌓여 있어도 그것이 언제든 철회될 수 있는 마켓메이커의 주문이라면, 급변동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호가 깊이만 믿고 큰 주문을 넣었다가 예상보다 나쁜 가격에 체결되는 일이 생깁니다.
또 상장 초기 코인의 경우 프로젝트와 계약한 마켓메이커가 유동성을 공급하다가 계약이 끝나면 호가가 갑자기 얇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래량이 적은 코인에서 큰 가격 차이를 발견했다면, 그 차이가 왜 정리되지 않고 남아 있는지, 즉 마켓메이커가 왜 그 차이를 메우지 않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입출금 제약이나 낮은 유동성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호가창에서 마켓메이커의 흔적 읽기
마켓메이커가 누구인지 외부에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호가창을 보면 그들의 활동을 짐작할 수 있는 흔적이 있습니다.
- 대칭적인 호가: 현재가를 중심으로 매수와 매도 쪽에 비슷한 수량이 일정한 간격으로 쌓여 있다면 자동화된 유동성 공급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빠른 호가 갱신: 다른 거래소 가격이 움직일 때 이 거래소의 호가도 거의 동시에 따라 움직인다면, 기준 가격을 추종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변동성에 따른 스프레드 변화: 평소에는 촘촘하던 스프레드가 급변동 때 갑자기 넓어진다면, 위험 관리를 위해 호가를 뒤로 물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시간대별 호가 두께 차이: 특정 시간대에만 호가가 눈에 띄게 얇아진다면 그 시간에는 유동성 공급이 약해진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흔적은 어디까지나 추정의 근거일 뿐이지만,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왜 어떤 코인에서는 금방 사라지고 어떤 코인에서는 오래 남는지 이해하는 데 실마리가 됩니다. 특히 차이가 오래 남아 있는 코인이라면 호가창을 열어 유동성 공급이 얼마나 활발한지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켓메이커는 시세를 조작하는 세력인가요?
정상적인 마켓메이킹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합법적인 활동이며 시장 효율성을 높입니다. 다만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한 자전거래처럼 마켓메이킹을 가장한 불공정 행위가 문제가 된 사례도 있어, 두 가지를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개인도 마켓메이커처럼 거래할 수 있나요?
지정가 주문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동시에 거는 방식 자체는 개인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고 위험과 급변동 위험을 관리하려면 빠른 시스템과 상당한 자본, 경험이 필요해 전문 업체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Q. 마켓메이커가 많은 코인이 투자에 더 좋은가요?
유동성이 풍부하면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이 가격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유동성은 거래의 편의성과 관련된 지표일 뿐 투자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마무리
마켓메이커는 호가를 양쪽에 걸어 유동성을 공급하고 스프레드에서 수익을 얻는 참여자입니다. 재고와 급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여러 거래소 사이에서 포지션을 조정하는데,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줄이는 차익거래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마켓메이커가 활발한 코인일수록 가격 차이는 작고 짧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왜 여기서는 남아 있고 저기서는 바로 사라지는지"를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시그널온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코인별 가격 차이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살펴보면 시장마다 유동성 공급의 차이를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으므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